[SOH]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외교부의 약속이 ‘선택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한국인 사망 사건은 두 달 넘게 방치됐지만, 반미 성향의 국제활동가는 단 이틀 만에 귀국길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교부의 이중적 대응이 논란이다.
‘트루스데일리’에 따르면 외교부는 10일,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해 자국 내 한국인 대상 범죄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인 사망 사건과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 조치를 바란다”고 했지만 너무 늦은 조치에 여론은 싸늘하다.
8월 8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지역에서 실종된 20대 대학생 A씨는 범죄 조직에 납치돼 고문 끝에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시신조차 한국으로 송환되지 못했고, 주캄보디아 대사관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피해자 가족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A씨 외에도 적지 않은 한국인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IT 관련 취업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갔다가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납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납치된 피해자는 해당 조직의 소굴에 감금돼 각종 범죄를 강요당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 등으로 폭행을 당하고 수갑에 묶여 감금되는 등 가혹한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근 이스라엘군에 의해 가자지구 인근에서 나포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 씨는 단 이틀 만에 석방돼 귀국길에 올랐다. 국제구호선단에 탑승했다 체포된 그는 정치적 부담이 큰 반미 성향 인사로 분류됐음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역량 총동원” 지시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 협의가 이뤄져 신속한 자진 추방 조치가 가능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과 시민단체에서는 "외교부가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에는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정작 평범한 시민의 죽음에는 무관심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피해자와 반미 상징 인물 사이에 정부 대응의 속도와 무게가 달랐다는 지적이다.
외교부는 10일 밤 캄보디아 프놈펜 등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인 취업사기와 감금 피해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하고 온라인 스캠 근절과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양국 경찰 당국 간 협력을 통해 피해 예방과 신속 대응 체계 구축을 요청했으며, 프놈펜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들은 “우리 외교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외교부의 ‘선택적 대응’에 근본적인 회의를 드러내고 있다.
■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신고↑ ... 올해 330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가족이 경찰과 외교부에 신고를 해도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한다’며 외면당해 국회의원의 도움을 받고서야 구출된 사연도 알려졌다.
10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서 지난해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크게 늘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된 한국인도 2023년 3명에서 2024년 46명으로 늘었고, 올해 1~7월에는 144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취업 사기·감금 피해는 252건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고수익 해외취업’에 속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피해자들이라고 한다.
지난 8월에는 캄보디아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떠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현지에서 고문을 당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고, 지난 9월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거리에서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50대 남성 납치 용의자로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