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달 17일 중국 SNS 웨이신(微信)의 ‘화인관찰(华人观察)’에 전재된 단편, ‘지불을 잘 부탁드립니다’가 중국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단편은 동창회에 참석한 한 서민 중년여성이 부패경찰, 불륜혐의로 붙잡힌 교육자, 입학 희망자, 애인을 둘러싸고 공안국장이 천역덕스럽게 거짓말을 일삼고 직권을 남용하며, 고가의 식사비 처리를 서로 미루는 것 등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표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불’이라고 하는 당연한 책임을 모두가 피하고,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떠넘기는 중국의 부패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바이두 자료’에 따르면 이 단편은 중국 최고의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는 중국사회 전체의 구조를 날카롭게 그려내 인터넷에서 주어지는 2008년 ‘베스트 스토리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단편 ’지불을 잘 부탁드립니다’의 내용이다.
학교졸업 후 잘 나가는 많은 동급생들에 비하면 나는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다.공장에서 제도일을 하면서 남편과 함께 매월 적은 수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원래 동창회에 나갈 생각은 없었지만 옛 친구의 권유를 딱 잘라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남편은 곧 있으면 중학생이 되는 아들의 숙제를 봐주고 있다. 남편은 지금 아들을 좋은 중학교에 진학시킬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 때문에 매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다. 동창회에 가기 위해 나는 아들에게서 살며시 시선을 떼며 집을 나섯다.
동창회 장소인 천안주점은 고급 호텔이었다.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연회장은 동찰들로 떠들썩했다. 내가 채 자리에 앉기도 전에 여기저기로부터 명함이 건네졌다. 대부분 회사 중역이거나 ‘장’이 붙는 훌륭한 직함들이었다. 그 중 1장이 눈에 띄었는데, 학생시절, 만년 최하위 성적이었던 그 아군(阿軍)조차, 파출소 소장이 되어 있었다.
웨이트리스가 가져다 주는 고급 요리를 바라보면서, 내가 얼마나 초라한지 알게 되었다. 테이블에 놓은 요리만으로도 나의 3개월치 월급이 날아가는 것이다.
아군은 마치 이 모임의 주최자처럼 끊임없이 동창들에게 술을 따르고, 요리를 권하면서 “많이 먹어, 여기는 내가 계산한다”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모두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잔을 나누며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떠들썩한 연회였다.
식사를 충분히 즐기고 밤이 깊어졌을 무렵, 간신히 연회가 끝나게 되었다. 하지만 도대체 누가 지불할 것인지, 아낌없이 돈을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아군이 휴대전화를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리군(李君), 오늘 음란물 단속에서 누가 잡혔어? 뭐, 방금 잡았어? 잘 했다! 내가 지불하기 때문에 적당한 녀석을 1명, 천안주점까지 보내줘”
이야기해끝내자, 아군은 자랑스럽게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동급생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15분 후, 한 중년 남자가 왔다. 남자는 청구서를 보면 눈살을 찌푸렸다. 가져온 돈이 부족한 것이다.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교장입니다. 아들을 우리 학교에 넣고 싶다고 했어요? 오늘 허락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친구를 식사에 초대했는데, 이쪽으로 와서 지불해주시기 않겠습니까? 장소는 천안주점 203 연회장…”
20분 후, 노크소리가 나고 연회장 문이 열렸다. 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근시용 안경을 쓴 내 남편이 거기에 서 있었다.
호텔 직원은 남편에게 명세서를 건네주면서 이렇게 전했다. ”총 9888위안입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신다면, 1층 프런트까지 와주시겠습니까?”
남편은 할 말을 잃었다. ’식사만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는구나! 카드도 없고 현금도 없는데, 어떡하지…’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소용돌이치는 동안, 직원에게 끌리듯이 흔들흔들 카운터까지 갔다.
그 때 누군가 남편의 어깨를 두드렸다. 명품 옷을 두르고, 휘황찬란하게 몸치장한 리(李) 라는 여성이었다. 리 여사는 뜻하지 않게 남편을 만날 수 있어 반가운 것 같았고, 흥분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음... 달링, 당신도 있었네! 나를 초대하지 않다니 너무 하잖아!”
돈이 부족하지 않는 리 여사는 1년 전에 인터넷 채팅으로 우연히 남편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수줍음 많은 남편을 마음에 들어 하며, 남편을 친구 이상 애인 미만의 ‘지기’로 간주하고 여러가지로 돌봐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곳에서 도대체 뭐하고 있어?”, “친구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는데, 갖고 있는 게 부족해서 초조해하고 있었어”, “얼마?”, “9888위안”, “그 정도야? 어쩔 수 없네”
리 여사는 휴대전화를 꺼내 응석부리는 목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아빠~, 지금 어디야? 나도 동창회에 왔는데, 돈을 잃어버렸어. 천안주점 203 연회장인데, 바로 와줄 수 없을까? 겨우 2만위안이야”
애인리 여사의 전화를 받은 공안국장 우(吴)는 회의중이었다. 황급히 방을 빠져 나와 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나는 회의중이라서 나갈 수 없다. 천안주점에서 내 손님이 식사하고 있으니까 서둘러 가서 지불해줘. 203 연회장이다, 제대로 지불하라구”
전화상대는 파출소 소장 아군이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