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프랑스 전역의 대형 슈퍼마켓 수백 곳이 동시에 냉장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받아 식료품이 대량 폐기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등 초유의 물류 대란이 빚어졌다.
AF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12일 밤사이 프랑스 전역의 유통업체 매장에서 냉장·냉동고의 온도가 최고 섭씨 50~80도까지 치솟는 원격 제어 조작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매장은 약 700곳에 달한다. 업체별로는 인터마르셰와 네토가 최소 300곳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쿠페라티브 U가 100곳 이상, 까르푸 80곳, 모노프릭스 등이 수십 개 매장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매장들은 추가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을 긴급 차단하고 냉장 설비 복구에 나섰으나, 보관 중이던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은 이미 전량 변질되어 폐기 처분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과열로 인한 화재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해커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냉장 매대 통합 제어 패널의 '성에 제거(제빙) 기능'을 원격으로 오작동시켜 온도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한 덴마크 엔지니어링 기업 단포스(Danfoss)는 "이번에 영향을 받은 시스템은 보안 업데이트가 지원되지 않는 구형 장비"라며 "그동안 최신 모델로 교체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해 왔다"고 해명했다. 프랑스 사이버보안청 역시 해당 구형 소프트웨어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파리 검찰청 사이버범죄팀은 이번 사태를 국가 기반 시설을 노린 대규모 조직적 테러로 규정하고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프랑스국가사이버보안청(ANSSI)은 공격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인근 유럽 국가로의 연쇄 피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제 협조 체제를 가동했다.
통상적인 사이버 공격과 달리, 이번 사건은 발생 직후 현재까지 자신들의 소관이라고 주장하는 해킹 단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금전(랜섬웨어) 요구나 정치적 성명도 발표되지 않아 배후를 파악하는 데 수사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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